나름 제법 긴 공직생활을 마치고 변호사가 된 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간다.
생각해 보면 정말 눈 깜빡하는 사이에 흘러버린 시간들이다.
공직을 그만 둘 때 참 많은 분들이 왜 공직을 사퇴하느냐고 물어보아서 일일이 대답을 드리기가 참 곤란했었다.
그 때는 머뭇거리다가 ‘다른 삶도 살아 보고 싶어서’라고 대답하곤 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그 때 왜 내가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나도 정확히 알기가 쉽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쩌면 가장 큰 이유는 ‘판사라는 직업, 법복을 입고 삶을 살아가는 무게를 더 오래 지탱하기가 지쳐서였나?’ 싶기도 하다.
최종적인 판단자로서 살아간다는 것, 매번 어려운 수학문제를 반드시 백점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던 나름의 결백증이 나 스스로를 힘들게 했고, 또한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도덕적 완전무결성에 대한 심적인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도 적지 않았던 듯하다.
아무튼 변호사가 된 후로 나름 직업적 만족을 느끼며 살아 온 것 같다.
숲 안에서는 나무만 볼 수 있고 숲 전체를 볼 수는 없다.
연수원을 마친 후 바로 판사가 되었던 나는 변호사로 법정을 출입하면서 그 동안 알지 못하던 부분을 깨닫게 된 점이 적지 않았다.
물론 재판의 일방 당사자를 변호하는 입장이므로 판사님들과는 보는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내가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 다른 현상들이 법정에서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부터는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박찬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