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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서재

명리이야기 9 다름과 틀림에 대하여

박찬호님    작성일2022-01-18 15:13:12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름과 틀림이 엄연히 같은 것이 아님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 가슴으로는 자신과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나 역시 머리로는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나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 나와는 다른 식성을 가진 사람, 나와는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과연 실제 나의 가슴 속에서 나와 다름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인정해 왔느냐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없었다.

 

처를 만난 후 30년이라는 긴 세월 나름대로 처를 위해 노력했지만 처는 그런 나의 노력을 가상히 여기기보다 왠지 탐탐치 않게 여기는 때가 더 많았다. 나는 그런 처의 생각과 행동이 서운했다.

나는 일간이 음의 나무인 을목이고, 나의 처는 음의 불인 정화이다.

을목은 화초, , , 넝쿨과 같이 물기를 머금은 작은 나무이다.

정화는 자연의 불길인 태양(병화)과 달리 인공적인 불을 상징한다.

크고 잘 마른 나무를 잘 쪼개서 만든 큰 장작이 있어야 불은 크게 타오를 수 있다.

물기를 한껏 머금은 작은 풀을 아무리 불쏘시개로 써도 불길은 크게 타오르기는커녕 연기만 많이 날 뿐이다.

 

그제서야 나는 무릎을 치고 처의 입장에서 나의 노력이 가상하기는커녕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밝은 사람, 신중한 사람,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 제도권에 비판적인 사람, 옷을 화려하게 입는 사람, 말을 잘 하는 사람, 검소한 사람, 과묵한 사람.... 비로소 조금이나마 그 모든 사람들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님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에게 서운해 하거나 화를 내기에 앞서, ‘당신이 정화라서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거야라고 웃으며 농담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왜 나는 병화를 품은 갑목으로 태어나지 못했을까 아쉽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