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성 중에서 인성과 비겁은 나와 같거나 나를 생하니 나를 채우는 글자들이고, 식상, 재성, 관성은 나의 일, 돈, 직장으로 모두 나를 설기하는 글자들이다.
일단 사주팔자의 여덟 글자 중 인성, 비겁/식상, 재성, 관성의 수를 보아서 인성과 비겁의 수가 많으면 신강 즉 내가 강하고 더 적으면 신약하다고 본다.
사람이 밥을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시켜 배설해아 하고, 너무 허기가 지면 밥을 먹어야 하듯이, 사주에 내가 너무 신강하면 설기해야 하고 내가 너무 신약하면 나를 보충해야 한다.
사주에 재성이 많은 경우 반드시 재물복이 많은 것이 아니다.
주위에 돈이 널려 있어도 이를 취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그것이 나의 돈이 될 수 있으니, 내가 신약한데 재성만 많으면 주위에 돈이 많이 보이고 갖고 싶기는 한데 취할 수는 없는 그런 안타까운 형국이 된다.
또한 인성과 비겁의 숫자만으로 신강, 신약을 논하기는 힘든 것이 나의 일간이 태어난 계절과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여름에 태어난 태양과 겨울에 태어난 태양은 그 강렬함이 차원이 다르고, 같은 계절이라도 한낮의 태양과 한밤중의 태양은 그 빛의 양이 차원이 다르다.
오행은 각기 그 상징하는 계절이 있고 무릇 자신의 계절에 가장 왕성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신이 태어날 달을 의미하는 월지가 사주를 해석하는 핵심이고, 월지는 곧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환경이자 나의 생활터전을 의미한다.
물론 자신이 가장 활발한 계절에 태어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것이 겨울에 태어난 불이라도 사주에 한기를 막아주는 병풍이 있고 따뜻한 온기를 주는 난로도 있으면 한겨울 구들장에서 편안하게 평생 살 수 있는 사주팔자가 되기도 하고, 여름에 태어난 불이라도 사주에 온통 뜨거운 기운만 있으면 열사의 사막을 건너가는 고달픈 신세가 되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고 순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반드시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 없고, 특히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십년마다 바뀌는 대운의 흐름과 매년 바뀌는 세운의 흐름 속에서 사주의 구조 역시 나름 길흉화복의 물결을 타고 매순간 변하고 순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이라도 살아가는 모습은 다른 것이 사주보다 더 중요한 심주(心柱, 마음의 기둥)이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