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간지는 신축년이고 올해의 간지는 임인년이다.
양력이 아닌 입춘(올해는 2. 4.)을 기준으로 임인년이 시작된다. 즉 양력 1월인 지금은 아직 신축년이고 월조차 신축월이라서 신축의 기운이 가장 강한 시점이다. 신축년이 조심스러운 사주는 더욱 조심할 때이지 해가 바뀌었다고 안심할 때가 절대 아니다.
아무튼 오행의 성질을 대입하면 신축년에서 하늘의 기운인 천간에 해당하는 신은 음의 성질을 가진 쇠(가을의 기운)이고, 지지에 해당하는 축은 겨울에서 봄을 이어주는 흙(겨울의 끝자락)으로 신축년은 매우 날카롭고 차갑고 어두운 얼음 터널의 마지막과 같은 성질을 가졌다.
올해 임인년은 하늘의 기운에 해당하는 천간 임은 양의 성질을 가진 물이고, 지지인 인은 양의 성질을 가진 나무로 하루로 치면 해가 뜨는 인시, 기나긴 겨울이 끝이 나고 봄의 시작인 인월이 시작되어 어두운 터널을 지나 드디어 떠오르는 태양과 물이 큰 나무를 잘 자라게 하는 시간이다.
각자의 사주에 따라 올해의 간지가 미치는 길흉은 다르지만, 적어도 확률상 해 뜨기 직전 칠흙같은 어둠과 움추림의 시간보다 해가 떠오르는 동트는 시간이 길한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고, 나 역시 입춘이 빨리 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면 어느덧 봄이 오고, 무더운 여름이 자나면 서늘한 가을이 오는 법, 해가 중천에 있더라도 곧 노을이 지고 칠흙같은 어둠도 동이 트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아지는 법, 언제라도 누구라도 자만하거나 자포자기할 이유가 없다.
박찬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