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거운 이야기만 한 것 같아서 가벼운 이야기로 재판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법률 용어 자체가 일상용어가 아니라서 이해가 어렵고, 특히 법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몰라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이해가 어려울 수 있어 자주 쓰는 법정 용어 몇 가지만 소개하려 한다.
피고는 민사사건에서 소송을 제기당한 사람이고, 피고인은 형사사건에서 검찰에 의해서 기소된 사람이다.
증거능력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자격 또는 능력을 의미하고, 증명력은 그 증거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변론기일은 민사사건의 재판기일이고, 공판기일은 형사사건의 재판기일이다.
기일은 연기될 수도 있고, 진행된 후 다음 기일을 잡아서 속행될 수도 있고, 마치면서 종결될 수도 있다. 기일이 종결되는 것을 일반적으로 심리가 종결된다는 의미에서 결심이라고 한다. 판사님이 그 때 실제로 무언가를 결심하신 것은 아니다. 또한 가끔은 기일이 추정되는데 이는 기일을 추후에 지정한다는 의미로 감정 등 증거조사 결과를 기다리거나 관련사건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때 그 때까지 기일을 정하지 않았다가 추후에 지정하겠다는 의미이다.
쌍불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쌍방이 불출석했다는 의미이다. 민사사건의 경우 2회에 걸쳐 쌍방이 불출석하면 1달을 기다렸다가 다시 재판해 달라는 원고의 신청이 없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된다. 원고가 불출석하고 피고만 출석한 경우 피고가 변론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쌍방불출석으로 처리되는데, 원고에게 주어지는 페널티를 고려할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피고가 변론을 하지 않아서 쌍불로 처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쌍불이라는 것이 어감이 좋지 않아서 예전에 판사님이 쌍불이라고 말씀하시자 당사자가 이를 자신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한 것으로 곡해하여 항의한 경우도 있다.
결심이 되면 일반적으로 3-4주 뒤로 선고기일을 지정한다. 판사님이 재판기록을 제대로 다시 한 번 검토하시고 판결문을 작성하시는 시간이 그 정도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액사건이나 형사사건에서 결심당일 선고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으나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판사님들은 대개 1주일 단위로 재판을 하시고 기록검토 및 판결작성을 하시기 때문에, 선고기일 1주일을 전후해서 판결문 작성업무를 시작하신다고 본다면, 법원에 제출할 서류는 적어도 선고기일로부터 일주일 전에 제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준비서면은 말 그대로 재판을 준비하는 서면으로 민사사건에서 미리 재판에서 주장할 내용을 준비서면을 통해서 제출하여야 한다. 변론기일에 출석하면 준비서면대로 진술하면 되고, 만에 하나 출석하지 못하더라도 진술한 것으로 간주되는 이익이 있다.
하지만 결심 즉 변론이 종결된 후에는 법정에서 서면을 진술할 수 없으므로 그 후에 제출된 서면은 준비서면으로 재판에 직접 반영될 수 없다. 다만 재판부가 선고 이전에 참고하실 수 있도록 서면을 제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참고서면이라고 한다.
법원의 인사이동기에 시간 여유를 내서 시작한 글이 결국 횡설수설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무튼 이제 새해가 시작되었고 봄이 오고 있다.
박찬호님